블랑코, 레포사도, 아녜호, 엑스트라 아녜호 완전 비교

bangmang_monster · 2026-05-13 · 조회 5

데킬라의 4가지 숙성 등급은 같은 출발점에서 시간이라는 변수만 달리한 결과물이다.
블루 아가베를 증류한 동일한 원액이 오크통에서 보내는 시간에 따라 전혀 다른 성격의 술로 변한다.
각 등급이 어떤 특징을 가지는지 비교해볼 수 있다.

블랑코(Blanco)는 숙성하지 않거나 60일 미만 숙성한 것이다.
투명한 색 그대로, 아가베의 풍미가 가장 선명하게 드러난다.
풋풋한 허브, 시트러스, 후추 같은 생동감 있는 맛이 특징이다.
데킬라의 원래 맛을 가장 정직하게 보여주는 등급이다.

레포사도(Reposado)는 최소 2개월에서 1년 미만 오크통 숙성이다.
블랑코의 생생함은 유지하면서 오크에서 온 바닐라, 캐러멜, 꿀 같은 단맛이 살짝 얹혀진다.
색도 옅은 금색으로 변한다.
멕시코에서 가장 인기 있는 등급이 바로 레포사도이다.

아녜호(Anejo)는 1~3년 오크통 숙성이다.
나무 풍미가 확실하게 느껴지고, 바닐라, 버터스카치, 토피 같은 달콤하고 묵직한 뉘앙스가 지배적이다.
아가베 본연의 풍미보다는 숙성에서 온 풍미가 더 강해지는 지점이다.
호박색에 가까운 색을 띤다.

엑스트라 아녜호(Extra Anejo)는 3년 이상 숙성으로, 2006년에 공식적으로 신설된 등급이다.
진한 갈색에 가까운 색이고, 복합적인 오크, 건과일, 초콜릿, 가죽 같은 풍미가 겹겹이 나타난다.
고급 위스키나 코냑에 비견되는 깊이를 가지지만, 아가베의 원래 성격은 상당 부분 숨겨진다.

어떤 등급이 가장 좋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블랑코는 칵테일과 아가베 본연의 맛을 원할 때, 레포사도는 균형감을 원할 때, 아녜호와 엑스트라 아녜호는 오크 풍미를 즐기면서 천천히 스트레이트로 마시고 싶을 때 각각의 역할이 있다.

TMI: 같은 증류소의 같은 원액이라도 숙성에 사용하는 오크통의 종류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진다.
버번 배럴을 쓰느냐, 프렌치 오크를 쓰느냐, 와인 캐스크를 쓰느냐에 따라 아녜호의 성격이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