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정률(精米歩合)이란

bangmang_monster · 2026-03-09 · 조회 3

사케의 세계에서 가장 먼저 만나게 되는 숫자가 도정률(精米歩合, 세이마이부아이)이다.
이 숫자 하나가 사케의 등급과 가격을 상당 부분 결정한다.

도정률은 쌀을 깎고 남은 비율을 의미한다.
도정률 60%라 함은 쌀의 바깥 40%를 깎아내고 안쪽 60%만 남겼다는 뜻이다.
숫자가 낮을수록 많이 깎은 것이고, 많이 깎을수록 잡미가 줄어들어 깨끗한 맛이 난다.

쌀의 바깥층에는 단백질, 지방, 미네랄이 집중되어 있다.
이 성분들은 밥을 지을 때는 맛과 영양에 기여하지만, 사케를 양조할 때는 잡미와 거친 맛의 원인이 된다.
안쪽으로 갈수록 순수한 전분 비율이 높아져서 깔끔하고 향기로운 사케를 만들 수 있다.

도정률에 따른 등급 분류는 이렇다.
도정률 70% 이하면 혼조조(本醸造), 60% 이하면 긴죠(吟醸), 50% 이하면 다이긴죠(大吟醸)이다.
여기에 준마이(純米)가 붙으면 양조 알코올을 첨가하지 않은 것이다.
준마이 다이긴죠(도정률 50% 이하, 양조 알코올 무첨가)가 가장 높은 등급이다.

도정률이 낮다고 무조건 좋은 사케는 아니라는 점도 알아둘 필요가 있다.
도정률 80%의 준마이도 쌀의 풍미가 살아있어 음식과 잘 어울리는 경우가 많다.
도정률은 맛의 방향성을 나타낼 뿐, 절대적인 품질 기준은 아니다.

TMI: 극단적으로 도정률을 낮추는 양조장도 있는데, 도정률 1%(쌀의 99%를 깎아낸 것)까지 시도한 사례가 있다.
쌀 한 톨이 쌀가루처럼 작아지는데, 여기까지 갈면 비용이 어마어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