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밀 럼 vs 아그리콜 럼
bangmang_monster · 2026-03-09 · 조회 1
럼은 원료에 따라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당밀(molasses)로 만드는 전통적인 럼과 사탕수수즙을 직접 발효시키는 아그리콜(Agricole) 럼이다.
전 세계 럼의 약 95%가 당밀 럼이고, 아그리콜 럼은 소수파이다.
당밀은 사탕수수에서 설탕을 추출하고 남은 검고 끈적한 부산물이다.
이미 설탕이 상당 부분 빠져나간 상태이지만 여전히 당분이 풍부하다.
당밀을 물과 섞어 발효시키면 무겁고 진한 풍미의 술이 된다.
카리브해 대부분의 섬, 중남미, 인도, 필리핀 등 주요 럼 생산지 대부분이 당밀 럼을 만든다.
아그리콜 럼은 갓 짜낸 사탕수수즙을 바로 발효시켜 만든다.
당밀 가공 과정을 거치지 않기 때문에 사탕수수 본연의 풍미가 살아있다.
풀, 허브, 꽃, 사탕수수 줄기의 신선한 식물 향이 특징이다.
마르티니크, 과들루프 같은 프랑스 해외영토가 아그리콜 럼의 본거지이다.
두 스타일의 차이는 근본적이다.
당밀 럼이 캐러멜, 건과일, 당밀, 스파이스 같은 진한 풍미를 보여준다면, 아그리콜 럼은 가볍고 풀향이 나며 미네랄감이 있다.
와인에 비유하자면, 당밀 럼이 진한 적포도주라면 아그리콜 럼은 풀밭에서 마시는 소비뇽 블랑에 가깝다.
아그리콜 럼은 수확 시즌에만 만들 수 있다는 제약이 있다.
사탕수수즙은 짜낸 후 빠르게 발효해야 하기 때문에, 수확기(건기, 보통 1~6월)에만 증류가 가능하다.
반면 당밀은 저장이 가능해서 연중 생산할 수 있다.
TMI: 마르티니크 아그리콜 럼은 프랑스 AOC 인증을 받은 유일한 럼이다.
사탕수수 품종, 재배 지역, 발효 시간, 증류 방식, 숙성 조건까지 모두 법적으로 규정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