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주, 한국 술의 뿌리

bangmang_monster · 2026-02-19 · 조회 1

한국 전통주는 크게 탁주(막걸리), 약주(맑은 술), 소주(증류주) 세 가지 범주로 나뉜다.
같은 발효 원액을 어떻게 처리하느냐에 따라 종류가 달라진다.
탁하게 거르면 탁주, 맑게 걸러내면 약주, 약주를 증류하면 전통 소주이다.

전통주의 핵심 원료는 쌀과 누룩이다.
누룩은 한국 전통 양조의 정체성 그 자체이다.
일본이 코지(koji, 입국)를 쓰고, 중국이 취(曲)를 쓰듯이, 한국은 전통 누룩을 쓴다.
밀이나 쌀에 자연의 곰팡이균을 번식시켜 만드는데, 지역과 계절에 따라 미생물 조성이 달라서 같은 레시피라도 다른 맛이 난다.

전통주 양조에서 중요한 개념이 밑술과 덧술이다.
밑술은 누룩과 쌀, 물로 만드는 기본 발효체이다.
여기에 고두밥과 물을 추가로 넣는 과정이 덧술이다.
한 번 덧술하면 이양주, 두 번이면 삼양주, 세 번이면 사양주이다.
횟수가 많을수록 발효가 안정적이고 맛과 향이 깊어지지만, 그만큼 시간과 정성이 필요하다.

유명한 전통주 몇 가지를 소개하면, 이강주(배와 생강을 넣은 증류주), 안동소주(전통 증류식 소주), 한산소곡주(백제 시대부터 이어진 술), 문배주(무형문화재, 문배 향이 나는 증류주) 등이 있다.
이 중 문배주는 실제로 문배나무 열매를 넣지 않는데도 문배 향이 나서 그 이름이 붙었다.

한국 전통주는 일제강점기와 주세법으로 거의 맥이 끊길 뻔했다.
가양주(집에서 술 빚기) 문화가 금지되면서 전통 양조 기술이 많이 사라졌다.
다행히 최근에는 전통주에 대한 관심이 되살아나면서 젊은 양조가들이 전통 방식을 복원하고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TMI: 조선 시대에는 집집마다 술을 빚었고, 기록으로 남아있는 전통주 레시피만 수백 가지가 넘는다.
음식디미방, 규합총서 같은 옛 조리서에 양조법이 상세히 기록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