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류란 무엇인가

bangmang_monster · 2026-02-18 · 조회 1

증류는 발효된 액체를 가열해서 알코올 증기를 모으고, 이걸 다시 냉각시켜 액체로 만드는 과정이다.
알코올은 물보다 끓는점이 낮기 때문에(약 78.3도) 열을 가하면 알코올이 먼저 증발하는 원리를 이용한다.

발효만으로는 알코올 도수를 높이는 데 한계가 있다.
효모는 알코올 농도가 일정 수준(보통 15~18도)을 넘으면 스스로 죽어버리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 이상의 도수를 원하면 증류라는 과정이 필요하다.

증류기에는 크게 두 종류가 있다.
하나는 단식 증류기(pot still)로, 한 번에 한 배치씩 증류하는 전통적인 방식이다.
위스키, 코냑, 럼 같은 풍미가 풍부한 증류주에 주로 사용된다.
다른 하나는 연속식 증류기(column still 또는 patent still)로, 연속으로 증류액을 투입하면서 효율적으로 고도수 알코올을 뽑아낸다.
보드카나 대량 생산 위스키에 많이 쓰인다.

증류 과정에서 처음 나오는 부분을 초류(heads)라고 하는데, 메탄올 같은 유해 물질이 포함되어 있어서 버린다.
중간에 나오는 본류(hearts)가 우리가 마시는 술이 되는 부분이다.
마지막에 나오는 후류(tails)는 좋지 않은 맛 성분이 많아서 역시 걸러낸다.
이 세 부분을 잘 나누는 기술을 커팅(cutting)이라 하고, 이게 증류사의 핵심 역량이다.

증류 횟수도 중요하다.
한 번만 증류하면 원재료의 풍미가 많이 남고, 여러 번 증류할수록 깔끔하고 순수한 알코올에 가까워진다.
예를 들어 스카치 위스키는 보통 2번, 아이리시 위스키는 3번 증류한다.

증류 후에 바로 마시는 술도 있지만(화이트 럼, 블랑코 데킬라 등), 많은 증류주는 오크통에서 숙성 과정을 거친다.
숙성을 통해 나무에서 바닐라, 캐러멜, 스파이스 같은 풍미가 술에 스며들고, 거친 맛이 부드러워진다.

TMI: 증류 기술의 기원은 고대 메소포타미아의 향수 제조로 거슬러 올라간다.
술을 만들기 위해서가 아니라 꽃에서 향을 추출하려고 시작한 기술이 결국 인류의 음주 문화를 완전히 바꿔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