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추가(Pechuga) 메즈칼이란
bangmang_monster · 2026-09-15 · 조회 2
메즈칼 세계에서 가장 특이한 카테고리를 하나 꼽으라면 페추가(Pechuga)이다.
페추가(Pechuga)라고 불리는 이 메즈칼은, 증류 과정에서 동물의 가슴살을 매달아 놓고 만든다.
처음 들으면 농담 같지만 수백 년 이어져 온 진지한 전통이다.
만드는 방식은 이렇다.
먼저 아가베를 일반적인 방법으로 두 번 증류한다.
세 번째 증류를 할 때 증류기 안에 과일, 견과류, 향신료 등을 넣고, 증류기 상단에 닭 가슴살(또는 칠면조, 토끼, 사슴 등)을 매달아 놓는다.
알코올 증기가 이 재료들과 고기를 통과하면서 풍미를 흡수한다.
왜 고기를 넣느냐는 질문에 대해 전통적인 설명은 이렇다.
고기의 단백질과 지방이 증기 속 거친 성분을 흡착하면서 질감을 부드럽게 만들어주고, 동시에 미묘한 감칠맛을 더해준다는 것이다.
과학적으로 완벽히 규명된 건 아니지만, 실제로 페추가 메즈칼은 일반 메즈칼보다 질감이 실크처럼 매끄러운 경향이 있다.
페추가는 원래 축제나 경사스러운 날에만 특별히 만드는 의례적인 술이었다.
가족 행사, 마을 축제, 장례식 같은 특별한 자리를 위해 소량만 생산했다.
지금도 페추가의 생산량이 매우 적고, 한 배치에 수십 리터 정도만 나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가격은 일반 메즈칼의 2~3배 이상이다.
세 번째 증류 과정에 드는 추가 재료와 시간, 적은 생산량이 가격을 끌어올린다.
하지만 메즈칼 애호가들 사이에서 페추가 메즈칼은 그 가격 이상의 경험을 제공하는 술로 평가받는다.
TMI: 최근에는 채식주의자를 위한 비건 페추가도 등장했다.
고기 대신 버섯이나 카카오 열매를 매달아 증류하는 방식인데, 전통주의자들은 그건 페추가가 아니라 그냥 과일 첨가 증류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