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걸리의 탄산은 어디서 오는가

bangmang_monster · 2026-09-10 · 조회 3

막걸리를 마시면 혀끝에서 톡 쏘는 탄산이 느껴진다.
이 탄산은 인위적으로 주입한 것이 아니라 발효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생성된 것이다.
효모가 당분을 분해하면서 알코올과 함께 이산화탄소(CO2)를 만들어내고, 이 CO2가 술에 녹아들어 탄산감을 형성한다.

생막걸리에서 탄산이 더 강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간단하다.
살아있는 효모가 병 안에서도 계속 발효하면서 CO2를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탄산이 강해지다가 당분이 고갈되면 약해진다.
그래서 같은 생막걸리라도 제조일로부터 며칠 지났느냐에 따라 탄산감이 다르다.

살균 막걸리에서는 열처리로 효모가 죽었기 때문에 자연 탄산이 거의 없다.
그래서 일부 살균 막걸리는 탄산가스를 인위적으로 주입(carbonation)해서 탄산감을 보충한다.
자연 탄산과 인공 탄산은 느낌이 약간 다른데, 자연 탄산은 기포가 미세하고 부드러운 반면, 인공 탄산은 기포가 크고 자극적인 경향이 있다.

탄산의 강도는 온도에도 영향을 받는다.
차가울수록 CO2의 용해도가 높아서 탄산이 술 안에 더 많이 녹아있다.
막걸리를 차갑게 마셔야 맛있는 이유 중 하나가 여기에 있다.
미지근해지면 CO2가 빠져나가면서 탄산감이 사라지고 밋밋해진다.

막걸리의 탄산은 다른 탄산 음료의 탄산과는 느낌이 사뭇 다르다.
맥주나 사이다의 탄산이 날카롭고 화끈한 느낌이라면, 막걸리의 탄산은 부드럽고 은은하다.
이건 탄산 농도 자체가 낮기도 하고, 막걸리의 걸쭉한 질감이 탄산의 자극을 완충해주기 때문이다.

잘 만든 생막걸리의 탄산은 절묘한 밸런스를 이룬다.
너무 강하지도 약하지도 않으면서 입안을 청량하게 씻어주는 느낌이 있다.
이 자연 탄산의 생생함이야말로 생막걸리가 살균 막걸리와 가장 확연히 구별되는 지점이다.

TMI: 생막걸리를 택배로 받으면 가끔 병이 빵빵하게 부풀어 있는 경우가 있다.
이건 배송 중 온도가 올라가면서 발효가 활발해져 CO2가 과다 생성된 것이다.
이런 병은 냉장고에 하루 이상 세워둔 뒤 매우 천천히 뚜껑을 풀어야 분출 사고를 막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