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메이카 럼의 펑크(Funk)란 무엇인가

bangmang_monster · 2026-07-10 · 조회 7

자메이카 럼을 처음 맛보면 다른 럼과 확연히 다르다는 걸 느낀다.
잘 익은 열대과일, 바나나, 발효된 파인애플, 때로는 접착제나 매니큐어 리무버 같은 강렬한 향이 올라온다.
이 독특한 풍미를 럼 업계에서는 펑크(funk)라고 부른다.

펑크의 정체는 에스테르(ester)이다.
에스테르는 알코올과 유기산이 결합해서 만들어지는 방향성 화합물이다.
모든 발효주에 에스테르가 있지만, 자메이카 럼에는 다른 럼의 수십 배에 달하는 에스테르가 들어있다.

이 높은 에스테르 함량은 의도적인 양조 과정의 결과이다.
자메이카의 전통 방식은 발효 시간이 매우 길다.
일반적인 럼이 24~48시간 발효하는 것에 비해, 자메이카 헤비 럼은 2~3주까지 발효를 끌어간다.
이 긴 발효 과정에서 야생 효모와 박테리아가 작용하면서 에스테르가 대량으로 생성된다.

더 극단적인 방법도 있다.
일부 자메이카 증류소에서는 덩더(dunder)라는 것을 사용한다.
덩더는 이전 증류에서 남은 찌꺼기 액체인데, 여기에 과일 껍질, 사탕수수 찌꺼기 등을 넣고 발효시킨 것이다.
이 덩더를 새로운 발효에 첨가하면 에스테르 생성이 크게 촉진된다.
위스키의 사워 매시(sour mash)와 비슷한 개념이지만 훨씬 극단적이다.

에스테르 함량은 실제로 측정 가능한 수치이다.
럼의 에스테르 함량을 grams of esters per hectoliter of pure alcohol(g/hlpa)로 표시하는데, 가벼운 럼은 50~100, 자메이카 헤비 럼은 700~1,600까지 올라간다.
과거에는 에스테르 함량이 높은 럼을 독일의 향수 산업에 원료로 수출하기도 했다.

TMI: 자메이카의 햄든 에스테이트(Hampden Estate) 증류소는 펑키한 럼의 대명사이다.
이 증류소의 가장 에스테르가 높은 마크(표식)인 DOK는 에스테르 함량이 1,500~1,600 g/hlpa에 달하는데, 원액을 코에 대면 바나나 사탕 냄새가 방 전체를 채울 정도이다.